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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의 기적]'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RSS 바로가기 RSS 주소복사 2011-05-27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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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On Jongno Streetㅣ감독 이혁상ㅣ출연 정욜, 소준문, 장병권, 최영수ㅣ제작 친구사아, 연분홍치마ㅣ배급 시네마 달ㅣ장르 다큐멘터리ㅣ등급 15세이상관람가 ㅣ시간 115분

2008년에 케이블 방송국인 tvN에서 방영했던 게이 프로젝트 <커밍아웃>의 ‘한국 방송 사상최초! 100% 실제 게이 출연! 금단의 벽을 넘다!’라는 선정적인 홍보문구를 기억하는가? 이 프로그램을 보면, 카메라는 등장인물들이 ‘커밍아웃’하는 순간을 말 그대로 훔쳐본다. 그것은 선정적인 무언가를 갈구하는 관음증적인 시선에 대한 보답이다. 그들의 커밍아웃은 상대방에게서 공감의 눈물을 얻어내기도 하고 카메라를 회피하는 부정과 경악의 몸부림을 유발하기도 하며, 커밍아웃이라는 폭발적 사건의 감상적인 기록에 집중한다. 그것은 일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다름 아니다. 이로써 ‘독립 장편 다큐멘터리’라는 낯선 형식을 빌어 제작될 수밖에 없는, 4명의 게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종로의 기적]의 지향성은 명징해 진다. 게이들에 대해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애써 외면하면서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것, 혹은 관객들이 꼭 봐야만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혁상 감독이 밝히고 있듯이, [종로의 기적]은 감독 본인의 커밍아웃을 대변하기도 한다. 감독은 시작부터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주면서 영화 속에 적극 개입할 것을 공표한다. 카메라를 든 감독은 주인공들과 거리를 둔 채 그들을 좇다가도 그들의 부름에 문득문득 대답하며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서 영화 속에 출몰한다. 한편, 주인공들은 카메라를 든 감독에게 촬영 그만하고 김밥을 먹으라고 강권하기도 하고, 손수 감독을 위해 밥상을 차려주기도 한다. 그들은 카메라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서 일상적 삶을 영위한다. 오히려 그들이 의식하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그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힘겹게 따라다니는 감독에 대한 편의이다. 그런 그들은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 게이 영화감독으로서의 고충을 늘어놓는 ‘준문’은 두말 할 것도 없거니와, 뒤늦게 게이 커뮤니티에 발을 들여놓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영수’를 비롯해 동성애인권운동을 하는 ‘병권’과 애인과 동거 중인 ‘욜’의 일상은 감독의 과거이자 현재이고 또 미래의 모습일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형화된 게이 재현의 상투성들을 끊임없이 회피한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충분한 검증을 받았듯이, 동성애자나 이성애자 할 것 없이 대중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수많은 퀴어 영화에서 항상 전유되어 온 커밍아웃의 순간조차 물렁물렁하게 뭉개버린다. 일례로, ‘영수’가 일반 친구들에게 공연을 통해 커밍아웃하는 장면은 오히려 가벼운 유모로 점철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의 죽음조차도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 채 담백하게 스케치하고, 관객이 그 슬픔에 막 몰입하려는 순간, 얄밉게도 화면은 바뀌어버린다. 그리고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처럼 신파적 정서를 충분히 유도할 수 있는, ‘욜’과 그의 HIV 감염인 애인과의 운명적 사랑조차 산뜻하게 풀어내고 있다. 아마도 2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200여개의 촬영 테이프에 담겨져 있었을 수많은 ‘자극적인’ 영상들이 잘려져 나간 순간에, 영화의 방향은 결정되었을지 모른다.

이처럼 감독은 손쉬운 감동 코드를 의도적으로 퇴색시킨다. 그렇다면 관객은 어느 층위에 감정을 이입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껴야만 할까? [종로의 기적]은 주인공들을 향한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충만한 영화이다. 즉,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주인공들을 각별하게 사랑하는 감독의 마음이다. 그것은 곧 자기애이며 나아가 힘든 사랑을 하는 이 세상 모든 게이들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다. 또한 그것은 커밍아웃이라는 일회적 사건으로 담아낼 수 없는 오래 묵은 파토스이다. 같은 성별을 지닌 사람과의 육체적/정신적 사랑을 갈망하는 지난한 삶. 물론 여기에서 방점은 사랑에 찍히기에, 영화는 동성애의 특수성에 주목하기보다는 조금 특별한 사랑을 꿈꾸는 각자의 일상을 아로새긴다. 계속해서 동성애의 차이를 비워내고 넘치는 사랑과 연민으로 그 자리를 채운다. 그리하여 이 다큐멘터리는 100% ‘실제’ 게이의 모습을 넘어 ‘실재’하는 게이의 삶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를 오롯이 드러낸다


기사작성:김경태 기자. (amivrai@cine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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